분리배출을 잘했는데, 한 단계가 빠져 있었습니다
버리기 전에 ‘재활용’보다 먼저 확인할 것이 있었습니다
캔은 캔으로, 병은 병으로, 종이는 종이로. 우리는 버릴 때 재질을 구분하는 데 익숙합니다.
그런데 아직 사용할 수 있는 물건까지 곧바로 재활용 대상으로 만들어버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버리는 순서를 처음부터 다시 확인해봤습니다.
발견하다.
빈 유리병 하나가 생겼습니다.
내용물을 비우고 깨끗하게 만든 뒤 유리류에 분리배출합니다.
잘못한 것은 없습니다.
오히려 제대로 버린 것입니다.
그런데 한국환경공단이 운영하는 순환자원정보센터를 살펴보다가 조금 이상한 표현 하나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재활용 방법’이라는 목록 안에 ‘유리병 재사용’, ‘금속캔 재사용 방법’ 같은 자료가 따로 있었습니다.
여기서 질문이 하나 생겼습니다.
우리는 흔히 ‘재사용’과 ‘재활용’을 비슷한 뜻으로 말합니다.
하지만 정말 같은 것일까요?
생각해보면 둘 사이에는 꽤 큰 차이가 있습니다.
유리병을 병 그대로 다시 사용하는 것과,
유리병을 깨뜨리고 원료로 만들어 새로운 유리제품을 만드는 것은 전혀 다른 과정입니다.
그렇다면 물건을 버릴 때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도 ‘어느 분리배출함에 넣을까?’가 아닐 수 있습니다.
순서를 뒤집어보다.
평소 물건을 버릴 때의 순서를 생각해봤습니다.
필요 없다.
버린다.
재질을 확인한다.
분리배출한다.
여기에는 한 단계가 빠져 있습니다.
아직 물건으로서 사용할 수 있는가?
이 질문입니다.
예를 들어 멀쩡한 유리 용기가 있습니다.
내게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유리류 배출함에 넣으면 자원으로 회수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누군가가 용기 그대로 다시 사용할 수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옷도 마찬가지입니다.
입을 수 없는 옷을 섬유 자원으로 처리하는 것과 아직 충분히 입을 수 있는 옷을 다른 사람이 다시 사용하는 것은 같은 일이 아닙니다.
가구도,
책도,
생활용품도 마찬가지입니다.
여기서 하나가 분명해졌습니다.
‘나에게 필요 없다’와 ‘물건의 수명이 끝났다’는 같은 말이 아닙니다.
경계를 찾아보다.
그렇다면 어디까지 다시 사용하고 어디서부터 재활용해야 할까요?
모든 물건을 억지로 보관하는 것이 재사용은 아닙니다.
기준을 세워봤습니다.
첫 번째는 기능입니다.
본래 용도로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가.
두 번째는 상태입니다.
파손·심한 오염·변질처럼 다시 사용하는 데 문제가 없는가.
세 번째는 받을 곳입니다.
내가 사용하지 않더라도 실제로 필요로 하는 사람이나 받아주는 곳이 있는가.
이 세 가지가 모두 가능하다면 아직 ‘폐기물’로 넘어가기 전에 다른 선택지가 남아 있는 셈입니다.
반대로 기능을 잃었거나 안전하게 다시 사용하기 어렵다면 그때부터 재활용 또는 적절한 폐기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이 기준을 적용하니 ‘버릴 것’이라는 말 자체가 너무 넓다는 사실이 보였습니다.
실제로 길이 있는지 찾아보다.
여기서 한 가지 문제가 남습니다.
다시 쓸 수 있다는 것은 알겠는데 어디로 보내야 할까요?
개인이 매번 받을 사람을 찾는 것은 번거롭습니다.
그래서 공식적인 경로가 있는지도 확인해봤습니다.
한국환경공단의 순환자원정보센터에는 전국 나눔장터 정보가 별도로 제공되고 있습니다.
지역별로 장터를 찾아볼 수 있고, 순환자원 지도에서는 업체정보와 자원순환 정보뿐 아니라 폐기 전 수거함 위치도 조회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즉,
“이 물건을 버리지 않고 다시 사용할 방법이 있을까?”
라는 질문이 단순한 환경 캠페인 문구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실제로 다음 경로를 찾아볼 수 있는 공공정보가 존재했습니다.
이 부분에서 이번 기록의 방향이 확실해졌습니다.
우리가 몰랐던 것은 ‘재사용이 좋다’는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재사용할 수 있는지를 확인할 방법과 다음 경로가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런데 아무거나 나누면 될까.
여기서는 한 번 멈춰야 합니다.
재사용이 좋다고 해서 모든 물건을 다른 사람에게 넘기는 것이 정답은 아닙니다.
고장 난 전기제품,
위생상 문제가 있는 생활용품,
안전성을 확인하기 어려운 제품,
심하게 훼손된 물건까지 ‘아까우니까’라는 이유로 넘기는 것은 재사용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처리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떠넘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재사용의 기준은 단순합니다.
버리기 아까운가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다시 사용해도 괜찮은 상태인가.
이 질문을 먼저 해야 합니다.
여기에서 통과하지 못하면 그다음은 재활용 또는 적절한 폐기입니다.
재사용이 끝나면 재활용을 보다.
물건으로 다시 사용할 수 없다고 해서 모두 일반쓰레기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그다음 단계가 재활용입니다.
순환자원정보센터에는 폐지, 폐목재, 유리병, 금속캔 등 다양한 자원의 처리·재활용 방법이 정리되어 있고, 재활용·처분업체를 자원 종류와 지역 등에 따라 조회할 수 있는 정보도 제공됩니다.
이것을 따라가 보니 우리가 평소 한 단어로 부르던 ‘버린다’는 행동 안에 실제로는 여러 갈래가 있었습니다.
다시 사용한다.
다른 사람에게 넘긴다.
재질을 자원으로 재활용한다.
재활용하기 어려워 적절하게 폐기한다.
물건은 필요 없어지는 순간 곧바로 쓰레기가 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상태와 종류에 따라 다음 목적지가 달라지는 것입니다.
전자제품에서는 더 분명해지다.
이 기준을 전자제품에 적용하자 차이가 더 선명했습니다.
고장 난 전기밥솥을 종량제 봉투에 넣거나 무조건 대형폐기물로 신고하는 것이 첫 번째 선택은 아닙니다.
환경당국의 현재 안내를 확인하면 가습기·전기밥솥 같은 중소형 폐가전은 가까운 폐가전 수거함을 이용할 수 있고, 5개 이상이면 무상방문수거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배터리를 분리할 수 있는 제품은 본체와 배터리의 배출 경로도 달라집니다.
반대로 냉장고·세탁기 같은 대형 폐가전은 무상방문수거라는 별도 경로가 있습니다.
즉, 같은 ‘버리는 물건’이어도 무엇이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길로 갑니다.
이 내용은 6편에서 폐가전 무상방문수거를 따로 깊게 다룰 예정이므로 여기서는 한 가지만 남겨둡니다.
버릴 물건이 생겼을 때 크기부터 볼 것이 아니라,
먼저 무엇으로 만들어졌고 어떤 종류의 제품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세 개의 질문으로 줄여보다.
자료를 계속 찾아보다 보니 복잡하게 외울 필요는 없었습니다.
물건 하나를 버리기 전에 세 번만 질문하면 됩니다.
첫째, 아직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가?
가능하다면 재사용이나 나눔을 먼저 생각합니다.
둘째, 그대로 사용할 수 없다면 재료로 다시 쓸 수 있는가?
가능하다면 올바른 분리배출이나 회수 경로를 찾습니다.
셋째, 둘 다 어렵다면 어떻게 버려야 하는가?
그때 일반폐기물, 대형폐기물 또는 품목별 별도 배출방법을 확인합니다.
이 순서가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처음부터 ‘어떻게 버릴까?’라고 질문하면 답은 폐기방법에서 끝납니다.
하지만
‘아직 쓸 수 있을까?’
부터 시작하면 선택지가 하나 더 생깁니다.
가치가 남다.
처음에는 재활용 방법을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끝에 남은 것은 재활용 방법이 아니었습니다.
버리는 순서였습니다.
분리배출을 아무리 잘해도 아직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을 너무 빨리 폐기물로 만들어버렸다면 그 전에 선택할 수 있었던 길 하나를 놓친 것입니다.
반대로 재사용할 수 없는 물건을 ‘아깝다’는 이유로 계속 쌓아두는 것도 답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무조건 다시 쓰는 것도, 무조건 빨리 버리는 것도 아닙니다.
물건의 현재 상태에 맞는 다음 목적지를 찾는 것.
그것이 이번에 발견한 기준입니다.
기록하다.
앞으로 물건 하나를 버리기 전에 이 순서로 확인합니다.
✔ 그대로 다시 사용할 수 있는가
✔ 내가 사용하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이 사용할 수 있는가
✔ 물건으로 사용할 수 없다면 재활용 가능한가
✔ 품목별 별도 수거 방법이 있는가
✔ 마지막으로 적절한 폐기 방법은 무엇인가
오늘 노트에 남길 문장은 이것입니다.
분리배출은 버리기의 시작이 아니라, 재사용할 수 없는지를 확인한 다음 단계였습니다.
그리고 하나 더.
내게 필요 없는 물건과 수명이 끝난 물건은 다릅니다.
이 차이를 한 번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버린다’는 행동에는 이전보다 한 가지 선택지가 더 생깁니다.
참고자료
한국환경공단 순환자원정보센터 – 재활용방법
한국환경공단 순환자원정보센터 – 전국나눔장터
한국환경공단 순환자원정보센터 – 순환자원 지도검색
한국환경공단 순환자원정보센터 – 재활용·처분업체
기후에너지환경부 – 환경을 지키는 올바른 폐가전 배출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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